어제밤에 일찍 잠이 들어서인지 새벽에 잠이 깨었습니다...

거기다 후덥지근한 날씨가 한몫을 해서인지 선뜻 재차 잠을 청하지 못하고 결국 이렇게 컴퓨터를 켜게 되었군요...

요즘 여름철 극장가에 두개의 한국 영화로 화제라 하지요...

저도 역시 한국 사람인지라 또 자주는 아니지만 영화를 한번씩 보는 준 매니아라 일단 어느 영화를 볼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화려한 휴가라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재현한 영화에 마음이 기울더군요...

토요일.....

코엑스에 있는 메가 박스 영화관에 미리 인터넷 예매를 하고 초등학교 5학년 아들 재영이와 손을 잡고 오후에 정말 오래만엔 삼성동 코엑스를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재영이와 갈것을 결정했을때 집사람이 그러더군요...

 아이가 그 영화를 이해를 못할텐데...그냥 해리 포터나 같이 보지...

 

하하...그렇지요..이제 초등학교 5학년이 지나간 암울한 현대 역사의 한장면을 어떻게 이해를 하겠습니까...

 하지만 전 그래도 웬지 꼭 같이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혹 아이가 재미없다 할까봐 그래서 안본다 할까봐 사전에 잠시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인지 그리고 나중에 고등학교가면 국사 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이니 그냥 겸사겸사 같이 가 봤으면 한다 애기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아들 재영이도 저와는 티비 역사물도 즐겨 보기에 큰 거부 반응없이 승낙을 하더군요....

 

 정말 많은 사람들로 토요일 오후가 붐비더군요..

.전 늘 나름대로 바쁘다고 아들과 잘 놀아주지도 못하는데 이렇게 단둘이 손을 잡고 같이 영화를 보러 나온것에 한편으론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팝콘을 하나 사들고 그리고 입장을 했습니다...좌석에 앉아 상영을 기다렸지요....

 

그리고 시작되었습니다... 첫 화면 주인공 김상경이 택시를 몰며 푸르름이 가득한 한적한 시골길을 지나며 영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전라도 광주의 1980년 5월 ....주인공 김상경과 그 남동생 고3 이준기...그리고 병원 간호사 이요원..그 아버지 예비역 대령 안성기.....이렇게 이 세명의 주인공들로 영화는 차근차근 애기를 풀어 갔습니다....

 

평화로운 이 도시에 평범한 우리네 소시민들이 생활하던 이 곳에 갑자기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무리의 군인들이 무장한채 나타나지요....시위대를 향한 과격한 진압.. 그리고 시위 진압을 하는 광경을 목격하는 사람들이 점점 영문을 몰라하며 하지만 결국 그 대상이 바로 억울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며...다들 분노하며 일어서는 과정들을.....전 숨을 죽이며 봤습니다....

 

 더 많은 군인들이 투입되고 광주의 모든 시민들이 폭도로 취급되며 철저히 외부와 차단되어 잔인하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들에서 우리의 군인들은 더이상 없었습니다...

왜 이렇게 당하는지도 모르다가 결국 살기위해 ...뭔지는 모르지만 잘못된 이 현실을 헤쳐나가기 위해 어린 학생부터 젊은이...아저씨 아주머니까지......이 분노의 현장을 가득 메우게 되지요....

 

계엄군이 물러나겠다고 하다가 돌연히 총부리를 시민들에게 겨누며 발사하는 장면이 영화의 절정의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이 평화의 도시는 오직 살기위한 외로운 투쟁만이 있었습니다...그 누구도 도움을 줄수도 받을수도 없는 상황에서 오직 서로 살기위해 일어서야만 했습니다....

 

저 스스로도 마음에 살기를 느끼며 그 어떤 분노가 가슴속에 솟구치더군요... 눈물이 정말 슬퍼서가 아닌 그 억울함을 하소연도 못하고 무엇엔가 외치며 복수해야할 분노의 눈물이 솟아 오르더군요...

 도청 시위대들이 하나둘...그렇게 소리없이 죽어갔습니다.....잊지말아달라는 ....그날의 항쟁을 그냥 역사속으로 넘기지말고 늘 기억해달라는 여 주인공의 외침속에....늘 그렇듯...메아리로만 남은채 그렇게 힘없는 우리들은 죽어갔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님을 위한 행진곡이 배경 움악으로 깔리며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났습니다...

아들 재영이와 잠시 걸으며 재미있었어?...그렇게 전 물었습니다...아들은 다 이해는 못하겠지만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 왜 그렇게 우리의 군인이 그런 일들을 해야했는지....왜 억울하게 시민들이 죽어갔는지.... 그것만큼은 이해하고 기억하라했습니다....

아직도 그때의 사람들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죽인자나 죽은자나 살아있다는 것...

 

전 토요일 저녁 아들을 집에 데려다주고 마침 대학 선배와 만나게 되어 새벽까지 진탕 술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노래방에가서 광야에서란 이미 흘러간 노래방에서 김빠진 노래인 이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부르고 불렀습니다...

 마치 영화의 여주인공이 외치던....그날의 함성을 투쟁을 삶을 잊지 않기위해............

 

 요며칠 비가 자주 오는군요..장마아닌 장마가 다시 온듯 합니다...지금 이 글을 쓰는 창밖으로 비오는 소리들으며 전 월요닐 아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5월 광주 민주화 운동 영령들이 소리없이 우는 울음같습니다...너무 억울해 아직도 구천을 떠돌며 이 나라를 떠나지 못하는 영령들의 울음소리가 온 천지를 적시며 내리는 것 같습니다......하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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