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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서 중요한 순간들이 스쳐 지나가더라도 영화에서처럼 그 순간이 진짜 중요한 순간이라는 걸 나타내기 위해 화려한 화면과 오케스트라 음악이 흘러나오지는 않는다.

그 순간들이 중요하다고 밑줄을 긋는 사람들은 바로 우리 자신들이다. 때로는 눈물로 이 순간들에 밑줄을 긋기도 하고 때로는 특별한 일들을 통해 밑줄을 긋기도 한다. 하지만 대개는 약간 수줍은 듯한 대화에다가 바깥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와 옆방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기침소리 정도가 음향 효과로 들어갈 뿐이다."

금요일 오후에 나는 한 권의 책을 손에 들었다. 갓 출간된 에드워드 할로웰의 <행복의 발견>이란 책이다. 정신병력을 가진 집안 출신으로 아버지를 일찍 여윈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어려운 시간들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런 난관에 굴하지 않고 마침내 하버드 의대를 졸업하고 정신 상담사이자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저자의 글 속에는 나는 '중요한 순간들'이란 한 단어에 주목하게 된다. 삶은 누구에게나 일상의 반복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런 일상을 통해서 행복과 성공을 만끽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불행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 그런 차이를 만들게 될까? 나는 사람은 저마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현상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독특한 안경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흔히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나 자아이미지(self-image)란 용어로 풀이되기도 한다. 그것을 어떤 용어로 표현하듯이 간에 사람은 자신이 끼고 있는 안경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순간 순간에 대한 나름대로 해석을 덧붙인다.

나는 경남 통영(統營)이란 소도시에서 나서 성장하였다. 사업을 하셨던 아버지 덕분에 사업가의 거칠고 예상할 수 없는 삶을 일찍부터 보고 자랐다. 유년기의 기억 가운데 또렷이 남아있는 것은 폭풍우 때문에 혹은 사고 때문에 목숨을 잃어버린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삶이다. 특히 현해탄을 건너서 활어를 나르던 사람들이 죽음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험이나 보상이란 것이 거의 없었던 시절이란 가장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정말 막막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가혹한 운명의 파고 속에서는 갯가 사람들은 운명에 맞서서 굳굳히 자신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광경을 자주 목격할 기회가 있었다. 자식들 세대에는 좀더 나은 삶을 그리는 갯가 사람들의 질긴 생존력은 아직도 나의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아 있다.

바다란 정말 예측하기 어려운 곳이기에 그만큼 부침이 심한 곳이기도 하다. '통영을 들어가는 원문 고개에 들어서면, 갓을 벗고 들어간다'고 표현할 정도로 어업이란 흥망성쇠가 심하였다. 어업을 하셨던 나의 아버지 역시 여러 번의 부침을 거듭했다. 가장을 잃어버린 갯가 사람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아버지 역시 그런 가혹한 상황에 처하였을 때도 상황을 용케도 이겨 내셨다.

이제 먼 나라로 가 버려 셨지만, 세월의 무게가 쌓여갈수록 '정말 아버지는 고생을 많이 하셨구나'라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그런 기억들은 내가 고향으로부터 물려받은 훌륭한 유산 가운데 하나이다. 때론 삶이 우리들이 기대를 저버릴 때가 많다. 삶이 원래 그렇듯이 우리들의 기대를 만족시켜 줄 때보다 반대 방향으로 줄달음 쳐버릴 때가 많다.

나는 시련기를 만나게 되면 한 인간의 전부가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련기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크게 성장하기도 무척 어렵다고 생각한다.

행여나 여러분들이 시련의 순간들을 만나게 되면 어떻게 그것을 대하고 있는가? 완벽하지 않지만 나는 자신을 다스리는 몇 가지 원칙을 갖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당황하지 않는다. 그리고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해결방법이 있다는 생각한다. 그러니까 모든 문제에는 해결책이 있다고 굳게 믿는다.

결코 최악의 순간을 맞더라고 비관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유념한다. 자신의 말 속에서 '이제 더 이상은 안돼' '나는 못하겠어' 등과 같은 언어가 나오지 않도록 주의하게 된다.

상황은 반드시 반전될 것이면, 그런 반전을 위해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묻게 된다. 그러니까 문제 중심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해결책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해는 불황이 심하였다. 올해 다소 나아지리라는 예상을 할 수 있지만, 아주 낙관할 수 만은 없다. 비관과 불안이 지배하는 시간이 되면 누구든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시간을 맞게되면 한 인간의 진면목이 드러나게 된다.

나는 다른 동물과 달리 유독 인간 만이 순간에 대해서 독특한 해석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만이 순간에 대해 혹은 상황에 대해 자신만의 고유한 의미(meaning)를 부여할 수 있다. 때문에 객관적으로 볼 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힘겨운 상황에서도 유쾌함과 재미 그리고 학습이란 단어를 잃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 모든 것은 결코 여러분 자신에게 달려 있음을 명심하라.


(출처) 석세스파트너 / 공병호 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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