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rainy(비가 와요), it's rainy~ 우리 친구들 아이 예쁘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강남구의 한 유아 교육 시설. 독일 유학을 다녀온 원장이 유럽식 유아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는 이 업체의 교실에서 2세 아이 6명이 여자 강사를 따라 춤을 추며 영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날씨를 나타내는 영어 표현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sunny(해가 쨍쨍한)' 'cloudy(구름 낀)'등 단어를 익숙해질 때까지 율동과 함께 발음했다. 한 아이가 딴청을 피우자 강사가 아이와 눈을 맞추며 춤 동작을 크게 했다. "○○야, it's rainy~."

흔히 '독일식 놀이학교'라고 불리며 월 100만원 이상 받는 유아 교육 시설에서 외국어·수학 등 조기 교육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무늬만 독일식'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6세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이 놀이학교들은 업체명에 '킨더(어린이)' 바움(나무)' '슐레(학교)' 등 독일어가 들어갔거나 독일·유럽식 놀이 교육을 표방하고 있지만, 많은 곳이 하루 4~5시간씩 영어·중국어·수학·과학 등을 가르친다. 놀이학교 내에 유아 영어 학원(영어 유치원) 진학 대비반도 있다. 이런 곳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들은 "영어만 쓰는 영어 유치원은 아이에게 부담스러울 것 같고 일반 어린이집은 교육 프로그램이 부실한 것 같아 독일식 놀이학교에 보낸다"고 말한다.


이른바 독일식 놀이 교육이란 교사의 가르침보다 아이의 자율적인 놀이 활동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19세기 독일 교육학자 프리드리히 프뢰벨이 주창했다. 특히 아이들에게 갖가지 도형 모양의 교구(敎具)를 주고 스스로 나열하거나 쌓으며 지능과 공간감을 자극하는 방식을 쓴다. 한국의 놀이학교들도 하바(Haba)·가베(Gabe)·하페(Hape) 등 다양한 독일제 원목 교구를 쓰지만, 순수한 놀이라기보다는 조기 교육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A놀이학교 원장은 "요즘은 초등학교 4학년만 돼도 어려운 입체 도형 문제가 나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가 생기는데, 가베 교구로 미리 기하학의 이해도를 높이고 산수 문제가 들어 있는 '수학 동화'로 사칙연산에 익숙해지면 훨씬 덜 고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놀이학교에선 보통 오전 10시 수업을 시작해 오후 2~3시쯤 마친다. 나이별로 분반해 한반에 아이가 8~10명 배정되고 1교시당 40분 정도다. 과목은 대부분 8~10개로 외국어와 수학·과학부터 미술·음악·요리 수업도 있다. 2세반(班)이 보육 위주라면 나이가 많아질수록 외국어 교육의 비중이 높다. B놀이학교 원장은 "5세반은 일주일 총 20회 수업 중 12회를 영어 원어민 선생님이 가르치고, 중국어는 4세 때 이미 기초 회화를 뗀다"고 말했다.

학비도 영어 유치원 못지않게 비싸다. 수업료와 교재·교구비를 합쳐 월 100만~180만원 수준인데, 보통 월 150만원부터 시작하는 영어 유치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공립 어린이집은 특별활동비를 합쳐도 월 10만~20만원에 불과하다.

출처 : 전국 학원가
글쓴이 : 학원운영리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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