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개원 때부터 이 까페에서 여러 원장님들의 고견을 들으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지방의 초보 원장입니다.

개원 때는 영어, 논술 두 과목으로 출발했는데, 현재는 논술은 빼고, 영어만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아는 원장님은 이제 논술을 막 시작하려 하는데, 왜 논술을
빼려고 하는지 많이 물으셨는데, 제 나름대로는 '영어' 하나만도 잘 하기
힘들더군요라는 말을 하는 것으로 얼버무렸습니다.

개원하기 대략 2년 정도 전부터 '논술'에 관한 모든 것을 스크랩해두고,
서울이나 대도시의 논술에 관한 모든 곳을 찾아 다녔습니다. 영어 강사를
할 때에도 논술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막상 개원 준비할 때는 정말 많은 것들을
해야 되더군요. 그렇게 많은 준비를 하고 시작했던 논술을 개원 1년 정도 조금
더 지난 올해 9월에 접었습니다. 그 당시 학원생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남들이
봤을 때는 이제 논술 수업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고 학원이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
였는데, 여러가지 이유 속에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 결단의 주요 내용은 논술 수업 폐지와 영어 프랜차이즈 탈퇴였습니다.
영어는 모 프랜차이즈를 1년 정도 했었는데, 역시 프랜차이즈는 '프랜차이즈 속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는 시스템'이 아니면 안 되겠더군요. 자꾸 프랜차이즈의 맹점이
보였습니다. 프랜차이즈 수업과 이를 보충하는 수업이 공존하는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서 학원생은 꾸준히 늘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한계있는 성장이란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리고 논술 수업을 폐지할 때, 영어 프랜차이즈도 그만두었습니다.

지난 9월 중순.
논술 수업은 없어졌고, 영어를 수강하는 학생들 중에서도 일부 정리가 있어
학원생이 1/3으로 줄었고 선생님도 모두 내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했습니다. 영어는 제가 시스템을 짰습니다.(기존에 개설되어
있는 반부터 우선 교재 및 커리큘럼을 짰습니다.) 이 까페에서도 종종 논점의
중심이 되는, 그리고 학원 성장의 중심 화두인 '시스템'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했습니다. 아직, 예전 학원 간판을 떼지를 않았습니다. 새로 시작한다고
대대적인 광고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당분간은 조용히 변화해 가려고 합니다.

지난 1년 여의 학원 운영에서 배운 것은 '미래를 향한 뚜렷한 구심점 속에서
항상 변화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원장이 그 구심점의
중심에 있지 않으면 학원은 당장의 원생 수와는 상관없이 언젠가는 어려운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학원 개원 이후 (많은 원장님들이
그러하시겠지만) 1주일에 7일 수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수요일은
무슨일이 있더라도 쉽니다. 그 수요일에 일하는 것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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