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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갖는 또렷한 고정관념 가운데 하나가 '당신은 몇 살인가'라는 나이(年齡)이다. 여러분들 가운데도 습관적으로 이런 말을 사용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네 나이에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좀더 젊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제는 너무 늦었습니다."
"정말 그 때 결단을 내렸어야 했었는데, 이제 너무 늦어버렸어."

흰 머리가 나기 시작할 때가 되면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스스로 새로운 것을 준비하거나 시도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알아서 심리적 한계를 분명히 결정해 버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는 고정관념이 가진 위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곤 한다.

이를 테면 여러분이 40세라고 하자.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추세를 미루어 보면, 100년 정도의 평균수명을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인생의 반환점도 채 돌지 않은 나이다. 정상적인 회사 생활 끝에 50대 초반이나 중반에 회사를 물러난다고 하더라고 살아온 세월만큼의 시간을 갖게 되는 셈이다.

여러분들이 인생의 시계(視界)를 확장해 보면, 의외로 인생이 길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인생은 짧기도 하지만, 때론 역설적으로 인생은 무척 길기도 하다. 세월의 길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인생은 짧기도 하고, 길게도 느껴진다.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체험이라고 간주해 버릴 수도 있지만, 나의 경우엔 인생이 무척 길다고 생각한다.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많이 이룰 수 있을 만큼 긴 시간이라고 믿는다. 물론 여기에는 두 가지 가정이 필요하다. 하나는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나이의 한계를 과감히 벗어버린다는 가정이 있어야 하고, 또 다른 한가지는 치열하게 순간 순간을 만들어 간다는 가정이 필요하다.

행여나 여러분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을 나이 때문에 미룬다면, 좀 솔직해 질 필요가 있다. 자신의 나태함이나 우유부단함을 합리화 하기 위해 '나이 먹음'을 이용하고 있지는 않는지를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왜냐하면 십중팔구 스스로의 게으름을 합리화하는 강력한 도구의 하나로 연령에 그 부담을 지우는 사람들도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동경대에서 뇌를 연구하는 이케가야 유지(池谷裕二) 씨는 두뇌를 사용하는데는 나이가 한계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사업에 필요한 재능은 30대나 40대를 지나면서 더욱 활발해진다고 말한다.

"나이를 먹으면 눈이 어두워지기 때문에 현미경 밑에서 핀셋을 이용한 섬세한 작업은 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나 두뇌는 서른이나 마흔이 지나야 더욱 활발해집니다. 서른이 넘어가면 우리의 뇌는 독특한 작용을 하기 시작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잘 활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

두뇌는 서른이 지나면서부터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일에 바로 익숙해지는 사람과, 이전의 두뇌 사용법에서 벗어나지 못해 새로운 일을 잘못하는 사람, 이렇게 크게 둘로 갈라지게 됩니다."

나는 이케가야 씨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다. 왜냐하면 삶을 통해서 직접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두뇌 능력 가운데 종합하는 기능이 나이와 함께 예리해 지고 있음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분야를 꾸준하게 갈고 닦아온 사람이라면 두뇌가 점점 촘촘해진다는 사실을 깨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여러분에게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이 퇴화해 버린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벗어나라고 권하고 싶다. 암기 능력과 같은 부분은 조금씩 퇴화할지 모르지만 사업이나 전문가로서 필요한 종합하는 능력을 걸출하게 향상된다.

어떤 상황에 놓여있든지 간에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인생의 모든 국면에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으로 남겼다는 굳센 각오다. 각오가 서면 그 다음에는 작전을 짤 필요가 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작전이나 전술 말이다. 누구든지 작전에 세우고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그런 자세로 치열하게 무엇인가를 갈고 닦으면서 살아가야 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람은 두 가지 부류로 뚜렷하게 나누어진다. 두뇌가 굳어지는 스타일의 사람과, 두뇌가 더욱 더 말랑말랑 해지는 사람이다. 후자는 끊임없이 배우고, 자신의 업무를 중심으로 계속 도전적인 자세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마치 와인이 숙성하듯이 자신이 나이와 함께 점점 원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어떤 분야에 원숙해지는 사람들은 한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루어낼 수 있다. 한 분야에 일가를 이루어낸 사람이라면, 결코 그 분야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사람이라면 또 다른 새로운 분야를 공략하는데 거침이 없어진다. 그들은 인생을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겐 은퇴란 없다. 영원한 현역이 있을 뿐이다. 나는 누구든지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삶을 원하는 사람은 치열하게 하루 하루를 만들어 갈 수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누군가 나이를 먹어가기 때문에 자신이 없어지고, 스스로 우유부단해 질때면 아래의 질문들은 던져보라.

첫째, 나는 나이라는 고정관념의 감옥에 갇혀 있지는 않는가?
둘째, 나는 인생의 마스터 플랜을 갖고 있는가?
셋째, 나는 늘 새로운 것을 찾아서 도전하고 있는가?
넷째, 나는 늘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는가?
다섯째, 나는 치열하게 매일 매일을 만들어 가고 있는가?
여섯째, 나는 나의 분야에서 획을 그을 수 있는 역량을 갈고 닦는가?
일곱째, 나는 할 수 없는 이유를 일부러 찾지 않는가?


(출처)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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