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브랜드 '올골진'과 '마루'를 만든 박상돈 회장을 만난 지가 3년이 흘렀다. 그가 <공병호의 자기경영노트>를 읽고 회사에 초청을 하였을 때 처음 인사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다. 그 동안 서로 열심히 뛰었고 그도 크게 성장하였고, 나 역시도 상당히 성장하였다. 85년 조그만 가내공업으로 시작한 그의 사업은 이제 1,400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중견기업이 되었다.
사업 시작한지 20여년이 되는 지난 금요일, 박 회장은 다시 나를 초청하였다. 이번에는 사업 시작한지 20주년을 맞아서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모시고 하는 저녁 모임에 기조강연을 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3년 전에 비해서 그는 회사를 2배 이상 성장시켜 놓았다. 강연을 마치자마자 일어서는 것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그의 과거와 최근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변화 속도가 무척 빠른 분야에서 끊임없이 브랜드를 내놓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야 하는 사람의 흉중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는 그 어떤 책보다 생생하였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업가로서 험난한 비즈니스 세계를 개척해 가는 사람들이 지녀야 할 6가지 원칙들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임해야 한다.
"저는 그 동안 열심히 뛰었고 주변 분들이 격려도 해주는 운도 좋았던 탓에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 겁이 많이 납니다. 위기 의식도 눈에 띠게 강해지고 그래서 요즘은 새벽잠이 거의 없어져 버렸습니다. ... 정말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고 기회가 주어질 때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것을 놓쳐 버리고 나면 다음에 후회해 봐야 아무 소용이 없는 일입니다.
제가 오늘 공 박사님을 초청한 것은 <10년 후, 한국>을 읽고 다시 한번 모신 것입니다. 앞으로 10년 우리가 무엇을 갖고 먹고 살 것인가를 고민해 보기 위함입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 회사는 매달 인건비가 30억이나 나갑니다. 내가 두 발을 쭉 벗고 잠을 잘 수가 있겠습니까? 30억을 생각하고, 앞으로 10년 앞을 생각하면 자주 자주 눈앞이 캄캄합니다."
둘째, 성공은 찰나(刹那)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늘 새롭게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저는 며칠 전에 조그만 기사를 보았습니다. LG 전자의 김쌍수 부회장이 총각네 야채 가게와 제휴를 해서 연 가계 때문에 LG 전자의 매출이 약 30%나 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만남이 우리에게 가능한지는 않는지를 저 자신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어디서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정말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를 정도였습니다.
저는 처음 우리가 회사를 반석에 올렸던 브랜드 '마루'가 저는 영원히 빛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오. 그렇게 생각하고 손을 놓고 마냥 세월을 보냈다면 오늘 저희들은 이 같은 모임을 열 수 없었을 것입니다. 시대는 계속 바뀌어 갑니다. 동시에 역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시 쓰여지고 있습니다. 초창기에 잘 나가던 브랜드에 연연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새로운 브랜드들을 고민하면서 내 놓았기 때문에 우리가 오늘 이같이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셋째, 고정관념에 사로 잡히지 말고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제가 비행기 안에서 고향친구가 성공한 이야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가 성공한 아이템은 속옷이었습니다. 우리말로 '빤스(팬티)'라는 것이지요. 제가 그것을 만들겠다고 하였을 때 다들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아니 의류업체가 팬티까지 만들어서 되겠습니까? 그러나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 얼마나 잘 팔리고 있습니까?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우리들 자신을 끊임없이 바뀌어 가야 합니다."
넷째, 스스로 성취 동기를 부여해서 열정으로 무장해야 한다
"6시가 되면 나와서 운동하고 회사에 오면 8시 30분부터 업무를 시작합니다. 저는 최근에 도요타의 10년을 다룬 책, 이병철 회장의 자서전, 그리고 대한민국 주식회사 CEO 박정희 등에 대한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 내용이 저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책에서 나오는 내용들이 회사를 경영하는 과정에 느끼고 경험하는 과정이 될 것이란 생각 때문입니다."
다섯째, 앞으로 컨셉과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금새 도태되고 말 것이다.
"앞으로 '컨셉'과 '트렌드'를 알지 못하면 10년이 아니라 1년도 갈 수 없습니다. 소비자에게서부터 눈을 감는 순간 우리는 언제 없어질 줄 모릅니다. 소비자는 우리보다 항상 앞서가고 있습니다. 절대로 소비자에게서 눈을 떼서는 안됩니다. ... 마루를 시작할 때 총 소요 비용은 불과 15억 정도였습니다. 지금 그 정도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려면 백억대가 들 것입니다. 그래도 확률이 아주 낫습니다. 여러분 늘 기억하셔야 합니다. 고객이 항상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여섯째, 자기계발 없이는 자신도 회사도 모두 어려움을 겪는다.
"야간에 늦게 일하지 않도록 주어진 주간 시간에 최선을 대해 일해야 합니다. 그래야 생각할 시간이 있습니다. 자기계발에 자기 시간의 50% 정도를 투입하셔야 합니다. 자기계발 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득실대는 회사는 죽습니다. 일찍 들어가서 그 시간에 공부도 하고 관련된 분야에 대한 연구도 해 보기 바랍니다."
내가 그의 연설에서 중요 포인트를 정리해서 소개하는 것은 '성공은 찰나(刹那)에 불과한 것이고, 정점에서 이미 몰락은 시작되고 만다'는 절박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강연의 메시지는 '그냥 머물기를 원하는 자는 사라지고 있다'라는 화두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출처) 석세스 파트너 / 공병호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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