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전략의 기본 : 세가지 선택


기업운영상의 중요한 선택은 주로 전략과 관계가 있다. 왜냐 하면 선택이야말로 전략의 중요한 속성이기 때문이다.

군사 용어에서 경영에 도입된 전략이란 개념은 기업의 필요에 부응하는 역할을 부여 받았다.

초기에는 다각화 방향 결정, 조금 시간이 흘러서는 다각화된 사업 단위간 자원 배분 문제, 사업 단위의 경쟁우위 확보 등이 전략이 사용되는 주요 기능이었다.

이처럼 시대적 요구에 따라 전략의 주된 역할은 변해왔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해 보면 의미 있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선택과 포기의 문제라는 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선택의 차원은 언제나 고객, 가치, 제공 방식의 세가지라는 사실이다.

기업 운영을 위해서는 수많은 결정이 필요하지만 대개 가장 중요한일은 이 세가지 선택에서 시작되고 귀결된다.

예를 들어 기업 전체비전 설정부터M &A를 통한 신시장 진입, 시장 내에서의 원가 우위 전략, 철수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세가지 선택에 따라 결정되거나 그 결과가 구속된다.

기업 전체 차원에서 선택하느냐 현장사업 단위 차원에서 선택하느냐에 따라 선택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성장기냐 저성장기냐에 따라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 기본적 틀은 다르지 않다.

급속한 성장기나 호황시에는 고객, 가치, 가치 제공 방식에 대한 섬세한 고려가 없이 평균적 기업 운영으로도 성장의 과실을 나눠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불황이나 성숙기에는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훨씬 섬세한 선택이 필요하다.

과수원 농사에 필요한 일 중에는 가지치기가 있다.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과일 나무의 가지를 그대로 두면 가장 많은 과실이 탐스럽게 열릴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모든 가지에 영양이 분산됨으로써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다수의 저급품을 거두게 된다. 시장에서의 가치는 전체로 계산할 때 소수의 고급품이 다수의 저급품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제1선택 : 중요한 고객에 집중하라


고객에도 같은 원리가 작용한다. 고객을 선택한다는 말이 다소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기업도 고객을 선택할 줄 알아야 할 때가 자주 있다. 왜냐 하면 고객에도 중요성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매출이나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고객이나 다른 고객을 확보하는데 기여하거나 할 수 있는 고객이라면 중요한 고객이 될 것이다.

반면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제조, 유통, 서비스, 매출 채권 회수 과정 등 다양한 기업 활동에 혼돈을 유발하는 고객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고객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과수원 농사의 가지치기와 같은 고객의 선택이 필요하다.

고객 선택의 성공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먼저, 고객의 경제성과 전략적 중요도가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 이 때 고객의 경제성 평가에 재무적 평가외 에도 비재무적 평가가 반영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나친 서비스 요구, 유통과정의 복잡성, 리베이트 요구 등은 재무적 분석에 추가로 반영되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의 전략적 중요도 평가시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의 잠재력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중요도가 낮아도 잠재성이 있는 경우를 간과해선 안된다.


제2선택 : 고객이 진짜 원하는 가치에 집중하라


다음으로, 고객의 선택 과정은 가치선택 과정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가치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고객집단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기존의 고객 중에서 선택 과정을 통과하고 남은 고객들의 자세한 속성, 니즈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가치선택과 연계해야 한다.

끝으로, 고객 선택 과정을 통해 정의된 우량고객의 특성을 지닌 잠재 고객들을 발굴해 내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다음은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는 우화다.

밀림의 동물들이 모여서 동물의 왕을 선출하기로 했다. 사자,악어,독수리 등이 가장 먼저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들 중에서는 아무도 왕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사자는 조류와 수중 동물들로부터 외면 받았기 때문이었다. 악어나 독수리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왕이 된 동물은 다름 아닌 오리였다. 아무래도 오리는 조금씩은 다 할줄 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런 식으로 고객 집단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위험하다. 컴팩이 서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앞의 우화에서 오리를 선택하는 대신 사자나 독수리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Prosignia 출시시 다양한 기능과 가격이 골고루 업계 평균을 따르도록 하는 대신 핵심적인 고객 가치를 제외한 나머지 기능들을 평균 수준 이하로 낮추고 필요한 가치는 획기적으로 강화한 것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가치 선택시의 성공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우선, 업계의 기존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열린 시각이 필요하다.

그리고 목표 고객 집단에 대한 심도 있는 고객 조사를 통해 포기할 가치와 집중할 가치를 가려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치 선택을 위한 체크 리스트가 필요하다.

동시에 고객 조사 결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컴팩이 PC시장에서 IBM을 맞아 고전한 원인 중 하나는 IBM과 그들이 제공하는 가치의 구조가 동질화된 사실을 적기에 발견하지 못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포기되는 가치 항목을 위해 투입되던 자원은고객들이 중요시 하는 가치를 제공하는데 집중되어야 한다.


제3선택 : 고객가치를 실질적으로 제공할 수 있고 경쟁사가 모방하기 힘든 기업활동을 선택하라


기업 활동의 흐름은 고객에게 가치를 나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름 붙여진 가치 사슬(Value Chain)은 바로 이런 기업 활동들을 사슬 형태로 정돈해서 배치시킨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기업의 모든 활동은 이 가치 사슬에 배치할 수 있다. 문제는 각각의 활동이 그 목적인 가치를 전달하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이상적인 기업의 가치사슬 모델이라면 선택한 가치를 제공하는데 적합한 형태일 것이다. 가치 제공 방식의 선택은 바로 최대한 이상적인 기업 활동들의 집합을 만들려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런데 기업이 수행하고 있는 활동 중에는 지키고 강화해야 할 것과 포기할 것이 있다. 따라서 그것을 가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가치 제공 방식 선택시와 성공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우선, 가치제공 방식 선택의 기준은 철저하게 고객과 가치에 근거해야 한다.

목표 고객에게 선택한 가치들을 전달하는데 기여하는 정도를 내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른 기업 활동과 시너지를 만들지 못하거나 복잡성을 유발하는 활동들을 골라내야 한다.

그리고 경쟁사에 의한 모방여지도 고려해야 한다. 가치 제공 방식은 기본적으로 가치 제공에 기여해야 하지만 동시에 경쟁사의 모방을 어렵게 할수록 좋은 것이다.

따라서 가치 제공 방식을 선택하는 과정은 마치 경쟁사가 자사의 생존영역으로 침입하려 할 때 통과해야 하는 지뢰밭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있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이 말의 의미는 고객, 가치, 가치 제공 방식의 선택시에도 적용된다.

한 번의 선택으로 매력적인 생존영역에 도달했다고 해도 그 매력도가 진입 위험을 초과하는 경우 언젠가는 동종의 경쟁사를 가지게 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앞에서 살펴 본 세가지 선택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일단 세가지 선택을 기반으로 1차 생존 영역을 구축하고 나면 지속적으로 두 가지 가능성을 체크 해야 한다.

새로운 선택이 필요한가 여부와 현재의 생존 영역을 확대·강화할 것인가 여부가 바로 그것이다.

만일 현재의 가치가 다수고객에 의해 높게 평가받으며 다양한 기업활동들의 결합에 의해 구성된 가치 제공 방식을 경쟁사가 모방하는데 시간이 걸릴 경우 후자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라면 새로운 선택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결국 앞의 세가지 선택에 시간의 차원이 더해진 4차원 선택이야말로 지금 꼭 필요한 전략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