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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현장에서 리더십이 강하기로 소문나 주목을 받는 CEO들을 보면 대개 두 가지 유형의 CEO가 관심을 받는 것 같다. 한 가지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거칠고 공격적인 스타일이고 다른 하나는 이와 그 반대로 온화하고 느긋한 스타일이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유형 중 어디에 속하는가? 그리고 두 가지 유형의 장단점에 대해, 어느 것이 직원을 다스리는 데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이런 관점에서 평범한 조직을 비범한 조직으로 만드는 데 있어 CEO들이 어떤 스타일을 견지해야 하는가를 한번쯤 고민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국내 기업인 중에서 전자에 해당하는 CEO 스타일을 꼽으라고 한다면 이스텔시스템즈(옛 성미전자)의 서두칠 대표가 빠질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지난 97년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한국전기초자의 대표를 맡아 불도저식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불과 3년 만에 회사를 기사회생시킨 이력을 갖고 있다.

다 쓰러져 가는 회사를 맡아 얼마나 혹독하게 밀어붙였는지 하루 24시간을 3교대로 풀 가동시키면서 "마라톤선수가 골인하고 나서 쓰러지지 않고 한바퀴를 더 돈다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고 말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한국전기초자는 그가 부임할 당시 매출액 2400억에 부채 3500억, 3년 이내 갚아야 할 돈이 1200억원이었고, 설상가상으로 강성노조로 인해 누가 봐도 퇴출 0순위였다. 그러나 그는 결국 3년 만에 매출을 3배로 늘리는 신화를 창조했다. 재계가 깜짝 놀랐음은 물론이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기업인' '구조조정의 대명사' 등의 닉네임이 붙었는데, 그 역시 이같은 강도 높은 공격경영이 아니었다면 신화는 창조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CEO들은 이같은 '강성 경영'이 부작용을 낳을 소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극도의 긴장감 조성은 엉뚱한 방향으로의 욕구분출이나 폐단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는 이같은 불도저식 공격경영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강하면 부러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거칠더라도 공격적인 CEO의 리더십이 큰 효과를 본다는 것은 과거 경험에서 이미 입증되고 있다. 공격성향이 짙은 CEO들이 위기의 시대에 빛을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CEO들은 그 스타일이 지속되는 동안 내부 직원들로부터 귀가 따가울 정도의 욕을 들을 각오를 해야만 한다. 때문에 업무효율의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CEO 자신도 늘 스트레스를 끌어안고 살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온화하고 느긋한 스타일의 CEO는 조직으로부터 크게 환대 받을 수 있다. 우선 급하게 직원들을 독촉하지 않으니 인격적으로 한 몸에 호인의 칭호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역시 환대를 받는 만큼 속앓이를 해야하는 고충이 있다. 느긋함 내지 너그러움 때문에 오히려 긴장감이 느슨해질 요소가 많이 생기게 되고, 결국 경영자 자신에게까지 그 피해가 돌아오는 것이다.

대부분의 CEO는 이 두 가지 스타일 중 한가지 범주에 속해 있는 것 같다. 물론 둘 중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이고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는 기업의 상황과 제반 여건에 따라 CEO가 판단할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스타일을 구사하든 기업을 일으키려는 CEO에게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평범한 사람을 비범하게 만드는 것이다.(베르나르 아르노: LVMH, 루이뷔통, 모에 헤니시의 CEO)

대다수의 CEO들에게서 "훌륭한 인재 확보가 관건"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런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앞선 CEO들은 애초부터 훌륭한 인재로 기업을 일으킨 것이 아니다. 그들 역시 평범한 인재와 함께 탑을 쌓아 올렸다. 하지만 이들은 평범한 인재를 비범한 인물로 만들 줄 아는 마술자였다. 그리고 이 마술을 부리는 과정에서 강과 약을 조절할 줄 알았다.

시대가 바뀌어 이제 CEO들에게도 여러 가지 자질이 요구되고 있다. 이중 평범한 인물을 비범한 사람으로 만드는 마술은 CEO들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 되었다. 시대 흐름에 맞추어 최근 전경련이 <유능한 부하를 만드는 리더십>이란 책을 발간하기도 했는데, 여기에서도 이같은 조화(調和)를 강조하고 있다.

조그만 변화도 놓치지 않은 情報力, 적절한 대비를 해두는 先見力, 성공의 길을 찾아내는 判斷力과 決斷力, 조직력을 100% 발휘시키는 統率力, 부하와의 신뢰관계를 쌓는 信望力,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이익을 확보하는 交涉力, 실패를 성공으로 연결시키는 回復力 등 최강의 조직을 만드는 리더의 7가지 필수 능력을 꼽고 있는데 역시 강약의 조절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이제는 최강의 기업의 일으켜 세우기 위해, 평범한 사람을 비범한 인재로 만들기 위해, 어떤 기술과 마술을 구사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할 때인 것이다.


(출처) CEO Report 김익수(주)라이터스 社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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