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기업에는 어떤 CEO가 있을까." "미래는 과거와 다른 모습 의 CEO를 요구할까." 매일경제신문은 국내 톱 컨설턴트인 서니 이 베 인&컴퍼니 한국 대표, 이병남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부사장, 정인철 AT커니 부사장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기업경영 구조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른 답변이 나왔다.
최고경영자(CEO)로서 의 역할을 논의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들은 CEO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데는 의견일 치를 보였다.
최고경영자 역할에 따라 띠게 되는 기업 모습에 중간자 는 없다는 주장도 공통적이었다.
CEO 자질에 따라 기업은 성장할 수 도 있지만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변화하는 CEO 역할■ ◇ 서니 이 베인&컴퍼니 대표=한국에서는 아직 CEO의 경영능력을 평 가할 때 그 사람의 공적을 많이 본다.
과거에 어떤 직장과 직책을 거 쳤는지, 미래예측 능력은 어떤지, 성과는 무엇인지가 고려 대상이다.
일반적인 리더십, 조직 구성 능력, 재무처리 능력 등도 포함된다.
최근 들어 CEO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데 그 중 심에 사람관리 능력이 있다.
글로벌화와 함께 자원을 정보기술이나 사회기반시설을 이용해 상품화 하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작업이 되는 가운데서도 조직원들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부분은 아직 쉽지 않은 일이다.
제품을 만들고 가격 을 매기는 작업은 평범한 작업이 된 반면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는 작 업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CEO의 능력 평가방식도 이와 함께 바 뀌고 있다.
◇ 이병남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부사장=많은 기업이 미국 경기불 안, 이에 따른 중기적인 매출감소, 낮은 내년도 성장 전망 등과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 같은 고민에서 벗어날 때다 . 지금은 경쟁자들보다 먼저 기회를 파악하고 포착하기 위한 도전의 식과 도전에 대응할 능력으로 무장된 인력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기 업의 미래는 회복세를 활용할 준비를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에 좌우될 것이다.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이 갈수록 중 요해지고 있다.
◇ 정인철 AT커니 부사장="리더십은 모든 문제의 답이 아니다.
그러 나 모든 것은 리더십으로 통한다"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라는 책으로 유 명한 짐 콜린스는 미국에서 11개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평가했다.
그는 작업을 수행하면서 처음에는 최고경영자 역할을 중시하지 말라 는 지시를 작업팀에 내렸다고 한다.
"리더십이 모든 것의 답이다"라 는 식의, 리더에게 공을 돌리거나 리더를 비난하는, 지나치게 단순화 된 사고를 피해 가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작업 내용을 정리하면서 작업팀은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 로 도약한 기업이 전환 시점에 모두 유사한 형태의 리더십을 갖고 있 었음을 발견했다.
즉 최고경영자의 범상치 않은 특성이 이들 11개의 기업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쟁기 끄는 말이 돼야■ ◇ 정 부사장=콜린스의 분석에 따르면 유능한 최고경영자는 사람들 이 생각하는 것처럼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갖추고 대중에 잘 알려진 그런 리더가 아니다.
기업에 선정된 11개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언론 을 포함해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한 인물들이었다.
성공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들은 한결같이 운이 좋았다거나 좋은 사람 들이 함께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카리스마보다는 주로 조용히 동기를 부여하며 차분하게 의사를 결정하는 '행동파'였다.
쇼 에 나가는 말'보다는 '쟁기 끄는 말'에 가까웠다.
유명한 CEO를 둔 기업 가운데는 의외로 실패한 기업이 많다.
리 아이 아코카 회장의 크라이슬러도 그 중 하나다.
물론 겸손한 리더가 훌륭한 기업을 만들지는 못한다.
강렬한 의지, 초일류의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한 일이라면 아무리 어렵더라도 해내고 야 마는 불굴의 의지가 중요한 변수다.
콜린스는 또 화려한 경력을 갖고 외부에서 영입된 CEO와 해당 기업이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것과는 서로 역(-)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는 점을 밝혀 냈다.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키운 CEO 11명 중 10 명이 회사 내부 출신이었다.
위대한 기업으로의 도약에 실패한 기업 은 위대한 기업에 비해 6배나 자주 외부 CEO 영입을 시도했다.
◇ 이 대표=리딩업체가 정상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은 갈수록 짧아지 고 있다.
기존 업체뿐만 아니라 새로 시장에 진입한 업체 등으로부터 도전이 끊이지 않는다.
리딩업체가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으로 변화하는 수밖에 없다.
변화에 능숙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 자신이 끊임없이 바뀌어야 한다.
특히 경기침체기에 가장 인기있는 CEO는 변화에 능숙한 경영자다.
경영자는 흔히 편안한 안락의자에 앉아 결재를 하는 사람쯤으로 생각 한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CEO도 전선에 나서 물건을 팔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
최고경영자는 최고 영업사원이 돼야 한다.
■인재를 황금같이■ ◇ 정 부사장=훌륭한 리더는 한결같이 후계자 육성에 열을 다했다.
개인의 영광보다는 회사의 장기 성장에 더 관심을 가질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이 대표=후계자 양성은 이제는 CEO의 기본 역할이 됐다.
재임기간 에 기업을 이끌 일련의 '스타'를 만드는 체제를 회사 내에 갖춰야 한 다.
이 작업이 안되면 적어도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는 심미안이 CEO 에게는 필요하다.
한국의 전통적인 기업문화에서는 이 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에 CEO에게는 큰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이들 스타군단을 확보하고 적소에 배치하는 데 성공한다면 CEO 의 역량발휘는 10배는 높아질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앞선 기업이 제 너럴 일렉트릭(GE)이다.
◇ 이 부사장=최고경영자는 실적이 우수한 직원에게 관심을 기울인 다.
실적이 우수한 인재는 의외로 쉽게 떠날 수 있다.
특히 불황을 벗어나기 시작하는 시점에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능 력있는 사람이 조직을 떠나는 것은 파급효과가 크다.
초기 회복기에 스타플레이어를 유지하는 것은 구조조정기나 대규모 합병 과정에서 유능한 인재를 지키려 노력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 CEO는 우수하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능력을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끌어 들여야 한다.
우수한 인재일수록 끌어오기가 쉽지 않다.
CEO가 그들 을 평가해 데려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카우트 대상이 옮기려는 직 장의 CEO를 평가해 결정한다.
고급인력일수록 이 같은 결정은 종종 개인적인 유대관계에 의해 결정 되는 수가 많다.
최고경영자는 비록 지금은 경쟁업체에 속해 있다하 더라도 잠재적인 우수 인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신적 지주가 돼야■ ◇ 이 부사장=경기 회복기에 가장 먼저 해야 할 리더의 일은 조직원 들에게 조직의 미래에 대한 신뢰를 최대한 빨리 심어주는 일이다.
저 항할 수 없는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다.
저항할 수 없는 비전은 성공을 보장하는 신뢰할 만한 계획에서 나온 다.
이런 계획은 현실적이면서도 야심찬 것이어야 한다.
건전한 사업 적 판단에 기반을 두지만 동시에 감정적으로 사람을 잡아 끄는 요소 를 담고 있어야 한다.
직원들의 두뇌와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아야 하 는 것이다.
저항할 수 없는 비전을 갖추기 위한 또 하나의 전제조건은 그 비전을 지지하는 리더에 대한 신뢰다.
이 부분에서 그 동안 성공적이었다면 조직원들을 뭉치도록 하는 작업이 쉬울 것이다.
다음으로 조직원들과 의사소통이 잘 되는 경영자가 돼야 한다.
◇이 대표=서구 기업과 마찬가지로 한국 기업들도 곧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조직을 통합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될 것이다.
과거처럼 20~30년 동안 한 기업에서만 활동한 직장인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조직원의 단합을 이끄는 것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다.
(출처) 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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