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치동에서 10년째 영어 공부방을 운영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10년전 처음 공부방을 오픈할 당시의 규모와 현재의 규모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요?
처음에는 공부방 브랜드의 체인점으로서 홈스쿨링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직접 학생을 모아서 탄탄한 고객층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틈틈이 전봇대에 문어발도 붙이고 집집마다 전단지도 돌리며 홍보 활동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집에서 수업을 했는데 단독 주택이라 대문에 작은 간판을 붙일 수 있었죠. 이것도 여러 모로 홍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점점 일에 노하우가 생기면서 다양한 아이들을 상대하려면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하는 것보다 제가 자체적으로 수업 자료를 개발하고 방법을 연구하는 편이 아이들 실력 향상과 보충에 더 효율적이라 느껴 회사와 계약을 해지하게 되었습니다. 이 무렵에 다른 공간을 구해 공부방도 새로 꾸리게 되었죠. 장소를 분리하니 공부방 만의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꾸밀 수 있어 좋았어요. 수업을 다 마친 후에는 일과 가정 사이에서 잠시 쉬었다 갈 수 있기도 하고요.
10년 정도 공부방을 하다 보니 수적인 규모도 늘었지만, 가르치는 아이들의 연령대 또한 높아졌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다니던 아이들이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서 점점 초등학생 영어에 더해 중고등학생 영어도 가르치게 되어가고 있지요. 공부방이라는 형태의 특성 상 몇 배로 규모가 뛸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한 번 알려지게 되니 입소문과 추천으로 기존 학생들에 더해 꾸준히 새로운 학생들이 오고 있습니다. 또한, 처음과 지금을 생각하면 우선 제 상담 실력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공부방에 오는 아이의 실력은 반드시 향상시킨다는 주의로 가르치는데, 그러다 보니 사실 못 따라오는 아이들도 많아요.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학부모님들이 얼마만큼 저를 믿어주시는지, 집에서 얼마나 아이 공부를 도와주실 런지가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이제는 아이와 학부모님 모두에게 가장 적합한 수준을 선별하고 일관할 수 있게끔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 대한민국 사교육의 메카인 대치동의 대형영어학원 틈에서 10년째 공부방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비법/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표면적인 영어 실력이나 입시, 유학 등 실력 향상 외의 목표를 최우선으로 하지 않고 아이들의 기본 실력 향상을 중요시 하며 이를 타협하지 않고 밀고 나갔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이것을 비법이나 전략으로 의식한 적은 없습니다만, 제 교육관이 확고해야 아이들 실력도 탄탄히 키워낼 수 있는 것이겠지요.
우선 저는 아이들이 그 날 해야 할 공부는 반드시 마치고 가게 합니다. 숙제를 안 해오면 남아서 다 해야 집에 갈 수 있고, 시험을 틀리면 재시험을 보고 가야 하죠. 영어 공부 방법도 유행에 따라 바뀌지만, 언어 습득의 기본은 변함없이 암기입니다. 모르는 언어를 알려면 어휘와 문형을 익혀야 하고,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많이 접하고 외워 뇌에 낯선 언어의 형태를 각인시켜야 하지요. 이렇게 암기능력을 키워놓으면 중학교에 가서도 그리 힘들어하지 않는답니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법을 가르치고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영어 실력을 향상할 수 있게 돕는 단단한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객관적 실력 향상을 확인하기 위해 틈틈이 PELT나 TOSEL 등 자격증 시험을 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자격증이 생활기록부에 등재되지 않아 취득의 중요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자격증이라는 메리트보다는 아이들 개개인의 영어 실력 향상 수준을 확인하는 기회로, 그리고 단기 목표를 설정하고 이뤄내는 성취감을 느끼면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해주기 위해 일 년에 한 두번 정도는 시험에 응시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교육하고 있지만, 학습관리를 철저히 해주니 단기적으로도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성적을 받으니 어머님들이 다른 친구들도 많이 소개해주시고 소문도 많이 나지요. 정말 열심히 할 마음이 없는 아이는 다니기 힘든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곳이라고들 하신다네요.

3. 티쳐플러스에는 공부방을 시작하려고 하거나 시작한지 얼마안 된 새내기 운영자가 많습니다.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부분 3가지를 여쭤보겠습니다. 커리큘럼은 어떻게 정하시나요?
처음에는 회사에서 주어지는 교재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회사와 계약한 다른 선생님들과 만나 회사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받고 선생님들끼리 모여 교재 연구도 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일방적으로 교육을 ‘받는’ 것이었지만 다들 노하우가 쌓여가면서 교재 연구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정보도 교환하게 되었습니다. 각자 운영하는 공부방의 사례를 이야기하면서 상담을 하는 법, 아이를 다루는 법, 아이들 유형에 맞는 교육법,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하는 법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죠.
독립적으로 운영을 하기 시작하면서 중학생 수업 경험을 쌓기 시작하니 초등학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분별할 수 있는 통찰력이 생기더군요. 우선 초등학교 때는 최대한 다양한 표현과 어휘를 접할 수 있게 해주시고, 이를 반복하여 기억에 남도록 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학원이나 유명 학원에 다녔던 아이들 중에는 어휘력이 매우 풍부하지만 정작 중학교에서 사용하는 필수 어휘가 부족한 아이들도 많답니다. 이런 필수 어휘를 미리 파악하시고 정말로 배워야 할 부분을 확실히 가르쳐야 합니다. 또한 문법도 간과할 수는 없지요. 중학교에 들어가 처음으로 문법 용어를 접하게 하는 것보다는 초등학교 때부터 깊이 있게 설명하지는 않더라도 들어본 적은 있을 정도로, 감은 잡힐 정도로 수업에 문법 용어를 사용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듣기 실력은 하루 아침에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듣기 교재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에 더불어 배운 문장을 암기하고 다양하게 응용해 영어로 쓰는 연습을 시키면 중학교 서술형 문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결국 기본이 되는 요소는 어휘, 표현, 듣기, 문형, 그리고 문법 등으로 정해져 있으니, 이를 염두에 두시고 모든 요소가 균형있게 반영되는 커리큘럼을 개발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서점을 자주 방문합니다. 여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영어 교육법에도 신기술과 신개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새로운 교재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계속 눈과 귀를 열어놓고 시중에 어떤 방법, 어떤 형식이 나오는지를 관찰하시고, 본인에게 어떤 교재가 맞는지를 찾아나가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북 코디네이터가 있는 서점에서 추천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최근에는 영어 전문 서점이 많이 있고, 이런 서점에서 다양한 세미나와 교육을 주최하고 있습니다. 회원 가입을 하셔서 교육 등에 참여하시면 교육을 받는 것과 더불어 다른 선생님들과 교류할 수 있는 값진 기회가 될 테니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면 더욱 도움이 되겠지요.

4. 강의료를 결정할 때는 어떤 부분을 고려하시나요?
공부방은 틈새시장이기 때문에 학원보다 높게, 혹은 비슷하게 수업료를 책정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강의료를 결정하실 때 사용 공간에 대한 임대비와 관리비 등 지출이 거의 없다는 점 또한 감안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틈새시장이라는 점 때문에 너무 수업료를 낮게 정하시면 일을 하실 때 회의를 느끼실 수 있지요.
실리적인 면과 일에 대한 보람 등 심리적 면을 모두 고려하셔야 합니다. 실리적으로는 수업 시간과 원생수의 비율, 그리고 교재 구입비를 강의료에 포함시킬지에 대한 여부, 가르치는 학생의 연령층, 그룹 수업의 정원 수 등을 감안하셔서 강의료를 책정하시면 가장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룹 수업의 정원 수는 운용 가능한 여유 공간이 얼마만큼 있는지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상담을 하거나 광고를 할 때 학부모님들께 매력적 장점으로 어필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공부방을 운영하실 때 신중히 결정하셔야 할 부분입니다.
5. 공부방의 홍보는 어떻게 하십니까?
처음에는 제가 직접 문어발, 전단지 등으로 홍보를 하고 학교 앞에서 전단지와 판촉물을 사용한 홍보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부방은 대규모 홍보를 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홍보는 재원생 관리를 잘해서 학부모님들 간에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지요. 조금 쑥스럽게 여겨지실 수도 있지만, 신뢰 관계가 형성된 학부모님들께 혹 주변에 관심있으신 분들이 계시면 소개해 주십사 부탁드리는 것도 홍보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재원생 관리 방법으로는 가정통신문과 성적표를 보내는 것,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이나 일주일에 한 번 등 정기적으로 학부모님과 전화 상담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전화 상담을 통해 학부모님과 학생의 수업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면서 학생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학부모님과 교육 협력 관계를 쌓아가면 교육 효과가 더욱 커지지요.
어떻게 홍보해야 할까 고민하지 마시고, 있는 학생들을 최선을 다해 가르치며 관리하시다 보면 어느새 공부방이 기존 학부모님들의 소개로 온 학생들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6.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우선 위에 언급했듯이 가르치는 아이들의 연령대가 올라가고 있으니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겠지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그냥 제가 아는 것을 전해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 자신을 위한 공부와 연구도 꾸준히 진행해야 합니다.
공부방은 자기가 모든 것은 맡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성취감도 크지만, 책임감 또한 매우 큽니다. 직장과 생활이 어느 정도 분리되어 구분이 되는 직업과는 조금 다르지요. 그러니 만큼 공부방과 연관이 없는 자기 개발과 취미 활동을 유지하며 자신을 가꾸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편이라 한 가지씩 스포츠를 섭렵해가고 있는데 조만간 또 새로운 것을 배울 계획입니다.
그리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초등학생인 우리집 아이들에게 좀 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줄 방법을 찾고 있기도 합니다. 여러가지 환경을 체험하고, 많은 것을 보게 해주고 싶습니다. 공부는 가르칠 수 있지만, 경험은 겪어야 알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운영노하우(학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원을 양도하는 방법 (0) | 2012.07.26 |
---|---|
사이퍼님...공부방을 하면서 드는 생각 (0) | 2012.07.26 |
수학 교습소를 운영하며 경험담 (0) | 2012.07.26 |
학부모 관리 학생 관리 지침 파일 (0) | 2012.07.24 |
원어민 강사 채용에대해 (0) | 2012.0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