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전사, 몽골 군대는 파괴와 잔혹행위의 상징이었다. 몽골군은 한 도시를 공격할 때마다 선전포고 비슷한 걸 했다. “항복하고 우리 부하가 되면 살려준다. 그렇지 않으면 한 사람도 남김없이 죽이겠다”는 식이었다. 실제로 몽골군은 대살륙을 저지른일도 많았다.그러나 그보단 지나는 곳의 병력과 물자를 챙기는게 낫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대학살, 대파괴는 적들을 겁주기 위한 ‘공포이미지’ 연출 전략이었다. 몽골군이 닥치면 겁을 집어먹고 항복하는 지역이 줄을 이었다. 몽골의 병사수는 그래서 진격할 수록 늘어만 갔다.
초원지대의 떠돌이 유목민이었던 몽골이 한 때 세계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같은 전략이 큰 힘이 됐다. 러시아를 예로 들면 몽골이 나타나자 지방 귀족들이 몽골이라는 새로운 힘의 덕을 보기 위해 앞다퉈 아첨하기 시작했다. 공포전략이 적의 자중지란을 불러온 것이다. 그 때 친몽골노선을 걸어 가장 성공한 지방이 이전엔 조그만 마을에 불과했던 모스크바였다고 한다.
전쟁의 예에서 극명하게 들어나지만 모든 승리의 뒤에는 훌륭한 전략이 있다. 전략없는 성공은 요행이요, 오래 가지 않는다. 승리의 비결을 모르기 때문에 다음에 다시 싸워 이길 보장이 없다.
전략은 큰 그림을 그리는 기획 작업이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약도다. 행위를 규정하는 대원칙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 전쟁 또는 경기를 하면서 혹은 일을 하면서 상황에 따라 약간의 수정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방향은 처음 정한 그대로다. 목표는 승리요, 우승이요 성공이다.
훌륭한 전략을 짜는 것은 중요하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역사적인 흐름을 꿰고 있어야 하고, 나 자신은 물론 경쟁 상대방의 자원과 능력을 알아야 하며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라 상대 혹은 적이 있는 경쟁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전략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지는 것은 물론이요, 왜 졌는지 조차 알 수 없게 된다.그래서 엉터리 전략이 아무 전략도 없는 것 보다 낫다는 말도 있는 것이다.
당신에게 묻자. 당신의 전략은 무엇인가. 회사 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혹은 출세하기 위해 아니면 보다 영향력이 큰 자리에서 사회에 봉사하기 위해 구상해본 전략은 어떤 것인가.
아니 다시 묻자. 당신의 직장인생을 위한 전략을 짜 본 일이 있는가. “하루 하루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남을 속이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자”는 구호나 다짐 말고 구체적인 목표와 방향이 명시된 계획 말이다. 남은 직장 인생에서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점을 세우고 그 곳에 가기 위해 앞으로 수년간 필요한 과제들을 점검해본 흔적, 그것을 당신은 지금 갖고 있어야 옳다.
직장인은 회사가 일생일대의 승부처다.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이곳에서 보내고 가정생활, 개인생활도 이곳에서의 승부에 달려있다. 우리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16강 진출을 놓고 남미의 강호와 겨룰 때, 히딩크 감독이 나와 “우리는 전략이나 전술 없이 그저 최선을 다해 싸우겠습니다”고 말한다면 어떻겠는가.그런데 그보다 수천배는 더 중요한 우리의 직장인생에서 왜 우리는 전략 없이 살고 있나. 이상하지 않은가.
당신은 혹 노력한 만큼 승진이나 보수에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게 불만은 아닌가. 아니면 워낙 가진 자원이 없어 지금의 자리 정도면 다행이라며 자포자기하고 있지는 않은가. 전략을 세워서 그 계획대로 노력해본 경험이 없다면 불만을 가질 자격도 자포자기할 이유도 없다.당신이 설계하지 않은 인생이 당신을 위해 알아서 혁명을 일으키기를 기대하지 말라.
전략이 없다면 우리는 희망이 없다. 그러나 이건 우리 탓이 아니다. 우리 직장문화가 그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략없이, 대책없이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다. 그나마 전략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사람들도 “부하가 생기면, 부서장이 되면, 임원이 되면, 사장이 되면”하면서 차일피일 미뤄왔다. 그래서 바로 이 순간이 우리가 전략을 짤 마지막 기회다.
전략은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출발점은 같다. 그건 바로 뚜렷한 목표설정이다. 최종적으로 가야할 곳, 도달해야할 곳이 눈에 보일 듯 그려진다면 전략 수립은 절반이 끝난 셈이다. 직장에 몸담고 있다면 대다수는 사장(CEO)이 목표일 것이다.
반면 임원 정도면 만족한다는 사람도 있고, 창업할 수 있는 경험을 쌓는게 목표의 전부인 이들도 있다. 무엇이든 좋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자원을 제대로 분석하고 앞으로 쌓을 수 있는 능력을 고려해 아주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자.
무엇이든 간에 스스로에게는 분명한 이미지가 그려져야 한다. 전자회사의 사장이 꿈이라면 “재무에 밝고 투명경영의 이념을 갖고 있으며 주주이익을 최우선 하면서 기업의 사회공헌을 목표로 하는 비권위적인 CEO”식의 구체적인 것이어야 한다. 전략적 목표가 갖는 긍정적인 효과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평소 직장생활을 예로 들자. 경조사가 있다. 사장이 비전인 사람과 창업경험 쌓는게 목표인 회사원이 동료들의 경조사를 대하는 방식은 달라진다. 창업경험 쌓는게 목표인 사람은 친한 사람들의 경조사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들만 챙기면 된다. 사장이 목표인 사람은 모든 경조사에 빠지지 않는게 옳다. 다른 부서의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도 크게 다르다. 창업이 목표인 사람은 자신의 관심분야와 맞는 이들과 교류하는데서 그치지만 사장이 목표인 이는 같이 일할 인재를 고른다는 관점에서 그들을 보게 된다.선택과 집중의 묘가 여기에도 있다.
전략적 목표는 복잡한 상황에서 이렇게 당신의 판단 기준이 되는 준칙이 될 수 있다. 몽골 부대의 경우를 생각해보라. 적 한 명이라도 더 죽이면 전과가 되던 시절, 공포 전략이라는 지침이 없었으면 흥분한 전사들을 장군은 말릴 수도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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