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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로서의 비전을 확고하게 설정하기 위해 미래 환경에 대한 분석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현재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관용적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에 대한 냉정한 평가 없이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이 같은 이유로 기업에서 경영전략 및 비전을 수립할 때 외부 환경 분석과 똑 같은 차원에서 내부능력 분석을 실시한다.

개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현재 모습,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고 약점은 무엇인지를 정확히 살펴보는 것이 최고경영자로 가기 위한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는데 기초작업이 된다

자신의 강약점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 활용 가능한 다양한 방법론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나열해 보는 것이며, 다른 사람을 벤치마킹(Benchmarking)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론이 될 수 있다.

이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 바로 미래환경변화에 비추어 보았을 때의 자신의 강약점 분석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자신이 최고경영자로서 활동할 시점에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여러 가지 자질과 능력을 개인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시점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하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면 단점으로 바뀔 수 있는 부분도 있으며 반대로 현재는 약점처럼 보이지만 미래에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아래에서는 대표적인 자기 분석 방법론 몇 가지를 설명하기로 한다.


사색을 통한 자기 바로 알기

자기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사색을 통한 자기 성찰의 방법일 것이다.

현대인은 너무나도 많은 일에 쫓겨서 자기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바쁘더라도 미래를 창조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니 이러한 바쁜 일상 속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라도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용기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숙』이라는 책을 쓴 고든 멕도널드(Gordon MacDonald)는 매월 매주 특정한 날을 자기만의 사색을 위해 먼저 비워두라고 말하고 있다. 일주일 혹은 한 달의 시간계획을 작성하기 전에 자신과의 대화를 위한 시간을 사전에 배정해 놓으라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과의 대화를 위해 비워둔 시간만큼은 그 어떤 약속보다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더라도 이를 변경하지 말고 반드시 지킬 것을 권유하고 있다.

혼자 하는 등산은 이런 점에서 더없이 훌륭한 방법이 된다. 땀흘려서 혼자 정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다 보면 일상 속에 빠져있는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만 있다고 자신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자신이 현재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이고 미래 경영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현재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를 문서화하고 이를 도표화하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벤치마킹(Benchmarking)을 통한 자기 평가

경영 이론 중에 벤치마킹이라는 것이 있다. 그 사전적 의미는 '주요 업무 프로세스의 경쟁력 수준을 특정기업과 비교 분석하고 격차극복을 위한 계속적인 학습과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러한 벤치마킹 기법을 자신의 현재 역량을 확인하는데 그대로 사용할 수가 있다. 즉 GE의 잭 웰치 회장이나,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 회장등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 월드 베스트(World Best) 경영자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선정하여, 그들의 어록이나 경영활동 및 자서전 등 여러 가지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경영자와 나 자신의 갭(Gap)을 발견해 내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벤치마킹의 상대를 잘 고르라는 것이다. 물론 주위에 있는 상사나 동료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벤치마킹 이론 중에서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을 벤치마킹 하라'라는 격언을 상기해야 한다. 즉 주위에 있는 상사나 동료가 나보다 나은 것이 있다 하더라도 그들이 가진 장점이 미래의 경영자에게 필요한 자질에 못 미치는 경우가 일반적이므로 이를 그대로 본받아서는 안 된다.

내가 생각할 때 우리 주위에는 그대로 벤치마킹 할 상대가 상당히 부족하다. 물론 전체적으로 모든 부분을 벤치마킹 하기보다는 특정한 상대에게 특정한 부분만 벤치마킹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두에서 밝혔듯이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경영자 풀(pool)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만큼 벤치마킹 할 상대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외부로 눈을 돌리는 것이 좋고, 특히 외국의 유수한 경영자들을 벤치마킹 하는 것이 좋다.

특별히 갓 회사에 취직한 신입사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신입사원 때는 모든 것이 신기하게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자칫 선배들을 보고 동경하고 이를 그대로 따르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오히려 선배들이 해온 많은 부분은 오히려 개선해야 할 부분이지 따라해야 할 부분은 적다. 이것을 명심해야 한다.


타인으로부터의 자신에 대한 평가 얻기

자신의 강약점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지만, 실제로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바로 외부로부터 자신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얻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부족한 부분을 있는 그대로 지적하는 것을 꺼려한다. 무엇보다도 그것을 듣는 사람이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에 대한 비판의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편안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하며, 더 나가서는 자기에게 비판적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 즉, 많은 사람들이 '저 사람은 듣기 싫은 말을 잘 듣는 사람'이란 이미지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완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서 남으로부터 자그마한 질책이라도 받는 것을 무척 괴로워하는 스타일이다. 나 자신이 아무리 개선하려고 해도 잘되지 않는 부분이 나에 대한 평가를 외부로부터 듣는 것을 꺼려하는 성정이다.

회사 경영을 책임지고서는 사장이 그런 평가를 잘 듣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깨닫고 있으면서도 과거에 비해서 더욱 더 싫은 소리를 듣는 것을 꺼려한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최고경영자는 외롭다는 말이 있는가 보다하고 생각한다.

나는 하기 힘든 말을 하기 위해 술의 힘을 빌리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술자리에서 거나하게 취한 다음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런 부분은 고쳐주면 좋겠다'는 건의를 듣곤 한다. 그럴 땐 술이 필요악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 여행을 함께 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진솔한 평가 의견을 듣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나는 최근 우리회사의 고객사 전략수립을 위한 워크샵(Work-shop)에 같이 참여한 동료와 한적한 곳에서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얘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의 약점을 많이 전해 듣고 개선하고자 노력중이다.


Gap Analysis

미래환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것에 비춰 보았을 때의 자신의 강약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자기가 갖고 있는 장단점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지만 그것보다는 미래 경영자의 자질을 먼저 설정하고 그것에 비추어 볼 때 자신의 강약점은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그러한 갭을 극복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는 경영전략에서도 활용되는 방법이다. 즉 미래의 바람직한 목표상과 비교하여 현 상황을 비교 분석하고 현재 상태가 그대로 지속될 경우에 과연 조직의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겠는가하는 통찰력을 얻는 분석 방법이다.

이 경우 미래 목표와의 갭이 크면 클수록 뭔가 획기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함은 당연하다. 우리도 미래에 대한 원대한 꿈과 비교해 보면 어쩌면 자신의 초라한 현재 모습만을 발견하게 되어 더욱 더 위축되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럴수록 강한 신념과 집념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그러한 전략적 갭을 메워 나갈 수 있는 힘과 지혜를 모든 젊은이들이 갖고 있다고 늘 믿고 있다.


개인 사례 및 시사점

나는 1988년 12월에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했으며, 입사 후 몇 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장차 최고의 경영전문가가 되겠다는 나름대로의 목표를 설정했다. 당시 나는 미래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가져야 하며, 또한 회계, 마케팅, 전략에 관한 지식, 그리고 적극적인 인간관계 유지, 외부 전문가와의 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글로벌 경영마인드와 더불어 영어 사용능력은 필수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나는 회계사 시험을 준비했고, 기회가 주어지자 미래기획단에서 미래에 관한 시나리오를 맡아서 작업하면서 미래에 관한 서적 200여권을 탐독했다.

아울러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대학원에 진학하였다. 대학원에서 전공을 선택할 때 마케팅과 회계 혹은 재무를 선택해서 공부할까 하고 생각했으나 국제경영전략부분을 공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마케팅은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였고, 회계나 재무 분야는 회사에서 맡고 있던 일과 직접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공부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다소 어렵다 하더라도 국제경영을 공부하는 것이 나의 현저한 약점이었던 글로벌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일상적 방법이 아닌 힘든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은 미래에 경영자가 갖춰야 할 자질과 비교해 볼 때 내가 가진 것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나도 미래 경영자에게 필요한 약간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10여년에 걸친 다양한 업무 경험, 그것도 구매, 영업, 회계, 기획, 그룹 기획조정, 미래 비전 및 장기전략, 경영혁신, R&D전략 및 관리, 그룹 구조조정 및 M&A등 생산을 제외한 전 분야의 경험과 30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 회장부속실에서의 경험은 나에게 훌륭한 자산이 되고 있다. 또한 회계, 전략, 인사조직 등 경영전반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론과 실무가 결합된 지식을 갖추고 있으며 미래기획단 근무시 수많은 미래 서적을 읽어서 미래에 관한 약간의 통찰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중에서도 글로벌 경영능력, 즉 이문화 체험과 완벽한 영어구사능력은 나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최우선 보완과제이며, 기술에 대한 폭 넓은 이해도 지속적으로 획득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나는 GE의 잭 웰치 회장, 마이크로 소프트 빌게이츠 회장, 인텔의 전 회장인 앤드류 그로브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최고경영자들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아 그들과 관련된 서적이나 잡지 기사 등은 꼭 챙겨서 읽고, 그들에게서 배우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국내 잘 나가는 경영자들에 대한 하나 하나의 기사를 유심히 살펴보곤 한다. 그들에게도 뭔가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쓴 책의 제목처럼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또한 시간은 없는데 보완해야 할 약점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훌륭한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이러한 약점을 보완해 나가고 강점은 더욱 더 단련시켜 나가야 한다.

모든 약점을 한번에 보강할 수는 없다. 이를 보완해 나가기 위해서는 ①소요되는 시간, ②자신과의 관련성 여부, 그리고 ③순차적으로 접근 가능한지 여부, ④가장 우선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고려해서 선택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이공계 출신들이 최고경영자가 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지만 아직도 상경대 출신들이 경영자가 많은 것 같다. 일반적으로는 이공계 출신한테는 경영 관련 지식이 가장 시급히 보완해야할 약점이 될 것이고, 경상대 출신한테는 기술에 대한 부분이 가장 큰 약점이 될 것이다.

자신의 강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현명한 전략적 접근과 용기가 필요하다. 많은 것을 희생하고 포기해야만 시간을 낼 수 있고 약점을 조기에 보완 가능하다는 점에서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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