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를 깨우치는데는 연령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정한 나이를 넘어서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본인의 노력과 경험 그리고 깨우침의 순간들을 얼마나 자주 갖는가에 따라 삶의 지혜를 하나 둘 갖게 된다.
대학을 다닐 때 이야기다. 당시에 필자는 집을 떠나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말에 이따금 친구 집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작지만 꽤 탄탄한 가게를 운영하던 친구 아버지와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은 적이 있다.
"너희들 말이야. 대학을 졸업하고 무엇을 할지 생각하고 있겠지? 어떤 직업을 갖던 지 간에 양심을 팔아야 되면 그 직장을 떠나야 한다. 부당한 권위에 굴복해서 부정직한 짓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 심하게 허물어지는 것은 거의 시간 문제거든. 그런데 말이야. 남이 만들어 준 자리는 그것이 어떤 자리든 오래가지 못한다. 그런 자리를 갖고 호가호의(狐假虎威) 해서는 안된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조그만 것이라도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자기 것을 시작 할 수 있어야 한다."친구가 그의 아버지에게 이렇게 물었다. "자기 사업은 너무 위험하지 않습니까? 아버지처럼 성공하면 모를까? 그런데 가능성이 아주 낮지 않습니까?" 그러자 친구 아버지는 이렇게 말하였다.
"원래 안전이란 없다. 다른 사람이 너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 얼마나 안전된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런데 그렇게 평생을 받치고 나서 떠날 때가 되면 그 허전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거든. 내 친구들이 오랫동안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면서 느끼는 되는 공통점이 허무함이나 허망함이였다.”지금부터 20년 여년 전에 나눈 대화지만 아직도 나는 그 때의 대화 내용과 그 이야기를 나누던 분위기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만큼 강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20대부터 인생을 전략이란 관점에 접근하였다. 그러니까 장기 플랜을 대충 머리 속에 넣고 시작하였다. 그 기간은 10년 터울로 구분해서 어떻게 인생을 만들어 갈 것인가를 생각하고 이에 따라 인생을 만들어 왔다. 물론 그 계획에 딱 맞게끔 삶이 이루어져 온 것은 아니다.
때론 굴곡도 있었고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친구의 아버지가 들려 주었던 이야기를 잊어본 적은 없다. 이제 40대 중반이 되어 되돌아 본 삶의 궤적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은 이런 내용이다.
▒ 30대는 준비기로, 40대는 전력투구
인생의 어느 부분인들 중요하지 않은 시기가 있겠느냐만, 그래도 일과 관련해서 인생의 황금기는 30대는 준비기로, 40대는 전력투구기로, 50대는 완성기로 나누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이런 기간이 조금 늦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각각의 시기에 어떤 직장에서, 누구와,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는 정말 중요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디서 무엇을 하건 간에 가장 중요한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은 큰 굴곡을 그리게 된다.
나는 요즘 남이 만들어 준 자리에서 승승장구하던 지인들이 하루 아침에 옷을 벗는 일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승승장구하던 사람들은 자신만은 예외적으로 오랫동안 그 자리에 머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남의 호의에 의해 갖게 된 직위란 언제라도 물러날 수 있는 마음 가짐을 갖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절실한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는데, 보통 사람에게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아뭏튼 인생의 황금기 동안 전부를 투입한 곳으로부터 본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 떠나야 하는 일은 개인적으로나 가족 전체에게 무척 괴로운 경험임에 틀림이 없다.
자기 사업을 일으키는 일이 어렵고 위험한 일이긴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할 수 있다면,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부터 자기 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여러분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알 수 없다. 다만 그냥 적당히 시간을 떼우는 식으로 살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해 두고 싶다.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다르게 말하면 아주 위험한 상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음을 말한다. 다른 사람을 위한 인생을 산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내 자신을 위한 인생을 산다고 생각하라. 그리고 지금 내가 안주하고 있지는 않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또 물어야 한다.
(출처) 스카이벤처 /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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