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영어교습소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오늘 기존 시설 철거작업을 했습니다. 원래는 2층 복도 끝자리로 하려고 했는데 전에 세탁소를 하여서 턱이 높은 주방이 있던 자리에 방수 목적의 콘크리트 단이 있어서 콘크리트를 철거하는 경우 소음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여 작업에 애로사항이 많아서 포기하고 대신 3층의 앞에 교습소 하던 자리를 선택했습니다. 합판으로 칸막이를 한 것으로 판단하여 철거작업도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하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칸막이를 다 철거하고 음악교습소의 연단으로 사용하던 부분(겉은 합판)을 철거하다 그만 엄청난 복병을 만났네요. 사실 그 연단은 음악교습소 원장이 합판으로 설치한 것이 아니라 앞서 식당을 하면서 주방으로 사용하던 바로 그 공간이었더군요. 주방 자리를 피해서 얻은 곳에 또 주방이라니......작업부들은 합판 바로 밑에 콘크리트로 주방을 만든 자리라서 철거가 어렵다면서 뜯어낸 합판을 도로 덮으려고 했습니다. 상가 건물에서 식당이나 주방을 설치하는 경우 아래층으로의 누수를 방지하기 위하여 방수처리를 하게 되는데 이 때 콘크리트의 두께가 최소 20cm를 넘게 되는데 그 철거작업은 기술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으나 많은 소음을 유발하게 되고 또한 그 잔해 운반과 폐기물 처리에 제법 비용이 추가됩니다. 인부들의 얘기를 듣고 확인하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더군요. 도로 덮더라도 일단 콘크리트가 어느 정도까지인지 파 보라고 했습니다. 바닥이 높아 키가 천정에 닿을 정도인데 그 상태로 강의실을 꾸며서 두고두고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 합판 한 장 값을 버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해머로 조금 파 내려가니 다행히도 모래층이 나오더군요. 시멘트층의 두께가 불과 몇 센티에 지나지 않더군요. 정말 기뻤습니다. 업자가 제대로 방수처리를 했더라면 층 전부가 콘크리트이니 철거하려면 정말 장난 아님. 시도도 해보지 않고 포기했더라면...아우,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다소 저녁 늦은 시간까지 작업해서 철거작업을 완료하고 나니 이미 반은 성공한 듯한 기분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주변의 원장님(3층에서는 4명의 원장님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고 일부러 인사를 오셨더군요.)들이 격려를 해주셔서 기분이 업되었습니다.


학원의 경우에는 사례가 드문데 적은 평수의 교습소를 오픈하는 경우 기존에 식당이나 미장원 했던 자리를 멋모르고 임차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들 업종은 반드시 물을 사용하게 되는데 해서 방수처리 목적의 콘크리트 층이 있습니다. 이를 모르고 임차하여 방수처리한 부분(주로 두꺼운 시멘트층을 만듦)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강의실을 꾸미는 경우 반자(바닥에서 천정까지의 높이)가 낮아서 칠판의 글이 빛에 반사되어 잘 보이지 않게 됩니다. 당연히 수업에 많은 지장을 주게 되죠. 오늘 하루는 정말 지옥과 천당을 오간 느낌이었습니다.

학원 등의 자리를 보러 다니는 경우 특별히 바닥이 높은 부분이 있는 경우 반드시 이전에 어떤 업종의 장사를 하였는지 알아보아서 물을 반드시 써야 하는 업종이 있은 경우에는 엄청난 콘크리트 덩어리를 들어내야 하는 난공사가 기다리고 있음을 명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계약 전에 반드시 임대인과 콘크리트 철거비용의 분담에 관하여 정확히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행히 저는 첫달 월세를 내지 않기로 양해를 받은 덕분에 손해보지는 않았습니다. 향후 건물주와 문제가 생기는 경우 이 점을 알려주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강하게 따지고 생색을 낼 생각입니다. 자리 선택은 신중할수록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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