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판매 금지 음반1호의 주인공이 누구일까? 바로 최근 인순이와 함께 ‘친구여’라는 노래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조PD이다. 조PD는 1998년 말 에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음악 ‘브레이크 프리’를 선보였다.
인터넷이라는 것이 막 일반인에게 퍼져 나가기 시작하던 시절, 조PD는 인터넷이 가수 데뷰의 무대가 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 주었다. 인터넷을 통한 데뷰로 젊은 세대들에게는 큰 주목을 끌었지만, 그의 노래는 욕설과 비판이 섞인 직설적인 표현으로 ‘기존 질서를 존중해 주길 바라는’ 기성 세대들과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그의 첫 음반은 1999년 공연 예술 진흥 협의회로부터 청소년 유해물 판정을 받게 된 것이다.
그 후 대중에게로 조금 더 다가가려 노력했지만 큰 성과를 못 거둔 전집의 실패를 딛고 가수 조PD는 화려하게 돌아왔다. 현재 그는 ‘친구여’ 라는 노래로 방송에서 연속 1등을 차지하며 순항 중이다.
2000년 어느 한 중앙 일간지에서 청소년 유해 판정을 받는 것으로 화제를 만들어 ‘치고 빠지자’ 식의 한탕 작전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던 조PD. 세상이 많이 바뀌고 있는 탓인지, 그를 달가워하지 않던 신문도, 그리고 수 년간 순위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았던 방송도 그에게 우호적이다. 조PD는 어떻게 대중들 곁에 온 것일까?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극과 극의 대중을 동시에 끌어 들였다는 것이다. 사실 여전히 조PD의 노래는 날카롭다. 적어도 이번에 동시에 발매한 두 장의 앨범 중 첫 번째 것은 그렇다. 여전히 사회에 대해 비판적이며, 방송에 나오기 힘들만한 단어들로 구성된 노래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두 번째 것은 그렇지 않다. 많이 부드러워졌으며, 변화의 몸짓을 과감하게 보여 준다.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여, 자신을 지지하는 팬들을 안심시키면서, 대중들에게 한발 다가가는 시도를 한 것이다. 두 장의 앨범을 동시에 발매하면서 말이다.
또 하나의 영악한 시도는 새로운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왔다는 것이다. 그는 인순이와 함께 한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세상에 내 놓았다. 시장에서 인순이의 이미지는 어떻게 보면 조PD와는 대척 점에 있다 할 수 있다.
조PD는 랩을 통해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반면 인순이는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이며, 늘 넉넉해 보인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신문이, 방송이 그리고 기성 세대들이 두루 좋아하는 가수이다. 조PD는 인순이의 그러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빌려 온 셈이다.
같이 노래를 부르며 무대에 나가도 인순이 노래에 조PD가 랩으로 장단을 맞춰 주는 모습으로 보인다. 대중들은 인순이 노래에 맞춰 랩을 하는 청년 가수를 처음으로 보았다. 이미지 변신에 대 성공한 셈이다.
사실 자신의 굳어진 이미지를 바꾸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이미지를 바꾸어서 그것으로 비즈니스를 좀 더 쉽게 하려거나,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고 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는 선택이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과 함께 한다면 그것은 조금 더 쉬운 길일 수 있다.
물론 겸연쩍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정치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 97년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가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힘을 합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김대중 후보에 대한 기존의 반대 세력들에게 보수 진영에서 좋아하는 거물급 정치인의 힘을 빌려 ‘내가 급진적이지 않으며, 나라를 통치해 볼 만한 사람이다’라고 호소한 것이다. 결국 그 해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승리를 거두게 한 1등 공신은 바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이었다.
사람이든 제품이든, 아니면 기업도 역시 이런 이미지 변신이 절실히 필요한 때가 있다. 어떤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다면, 그리고 그로 인해 무언가 손해를 보고 있다면, ‘조PD-인순이’ 조합이나 ‘김대중-김종필’ 조합을 생각해 보자. 내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찾아 보자.
우리 제품이나 기업의 아쉬운 점을 보충해 주고 이미지 변신을 꾀해 줄 그 무엇인가는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훌륭한 조합을 찾아내면 우리에게 상상을 뛰어넘는 큰 기쁨을 줄 수 있다. 어려움이 왔을 때 절대 피해가지 말자. 때로는 자기와 반대되는 사람의 힘을 빌릴 생각을 하자.
혼자의 힘만으로는 어느 누구도 잘 살 수 없다. 1+1의 합이 2가 아닌 100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출처) 코리아인터넷닷컴 / 고평석 지오스 큐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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