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로또를 하지 않는다. 로또에 당첨이 될까 두려워서이다. 500억이 갑자기 수중에 생겼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우선 주변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열심히 살지만 아직 헉헉대는 동생에게 돈을 주고 싶다. 그런데 얼마를 주어야 할 지 감이 오지 않는다. 10억을 주자니 너무 적다고 할테고 그렇다고 100억을 주자니 너무 많은 것 같고… 동생은 주고 누님을 안 줄 수도 없을 것 같다. 의사 남편을 둔 덕에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지만 동생에게 공돈이 생겼는데 모른척 하기는 쉽지 않은 노릇이다. 그
렇다고 동생처럼 많이 줄 수는 없고 얼마를 주어야 섭섭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또 부모님은 어떻게 하나? 풍족하지는 않지만 어려움 없이 지내긴 해도 횡재를 한 아들에게 큰 기대를 할 것은 당연한 노릇이다. 이렇게 해서 부모님까지 처리를 했다.
그러면 처가집은 어떻게 할 것이냐? 장인장모는 얼마를 드려야 적절할까? 처남들은 얼마씩을 주는 것이 맞나? 똑같이 줘야 하나, 아니면 어려운 사람을 많이 줘야 하나, 큰 처남을 많이 줘야 하나? 정말 고민이 말이 아니다.
가족문제를 해결했다고 문제가 끝날 것 같지는 않다. 불우이웃을 도우라고 사방에서 전화가 걸려 올테고, 귀신같이 알고 조폭들이 달려들지도 모른다. 혹시 친구들이 만나자고 해도 돈을 노리는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할 것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다. 늘 운이 좋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로또에 투자하면 되긴 될 것 같은데 위와 같은 일 때문에 나는 절대 로또를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돈 때문에 근심하고 걱정한다. 세상 고민의 많은 부분은 돈에서 비롯된다. 그 놈의 돈만 있으면 효도도 할 수 있고, 부인에게 힘도 쓰고, 친구들에게 기분도 낼 수 있고, 자식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업도 제대로 하고, 그 돈을 기반으로 인간적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돈 때문에 모든 것이 꼬인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별 생각이 다 드는 것이다.
재벌집 아들로 태어나지 못한 것도 분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집 한 채 장만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억울하고, 쥐꼬리만한 월급 받아보겠다고 아침마다 출근해서 눈치보는 직장생활도 원망스럽고, 그나마 있는 직장에서 짤리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자신의 모습도 한심하고… 정말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할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로또에 목숨을 건다. 선전 그대로 인생역전을 꿈꾸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이 돈 때문만 일까? 돈만 있으면 만사형통일까? 모든 사람에게 10억씩만 주어지면 행복하고, 삶에 대해 만족하게 될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돈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돈이 주어진다 해도 그것을 관리하고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이 없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한창 로또 열풍이 불 때 택시를 타고 양재동 근처를 지나간 적이 있다. 로또 열풍에 대한 뉴스가 나오자 택시기사가 혀를 차면서 라디오를 껐다. 그리고 지나가는 말로 내게 한 마디 했다. “참 한심한 인간들이예요. 돈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하면서 자기 얘기를 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그러라고 얘기하자 그는 이런 얘기를 했다.
“제 고향이 이 근처입니다. 말죽거리란 곳이지요. 강남이 개발되면서 엄청난 돈을 손에 쥐었습니다. 정말 행복하더군요. 세상이 온통 내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택시를 몰고 있습니다.” 아니 어떻게 하다 그렇게 되었습니까 하고 물으니 이렇게 대답했다.
“갑자기 돈이 생기니 여러 가지를 바꾸게 되더군요. 우선 차를 바꾸었습니다. 다음에는 집을 바꾸었지요. 다음에는 마누라를 바꾸게 되더군요. 사업경험도 없는 제가 운수업에 손을 댔다 말아먹고 또 한 번 말아먹고 결국 빚더미에 올라섰고, 갖은 고생 끝에 택시를 몰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행운입니다. 제 나이가 60이 넘었는데 그 때 떼돈을 번 친구 중 잘 살고 있는 친구는 한 명도 없습니다. 죽거나, 병들거나, 가족으로부터 버림을 받거나…정말 준비 안 된 사람에게 돈이 재앙이란 걸 나중에 깨달았지요…”
돈이 우연히 생길 수는 있다. 하지만 돈이 행복에 기여를 할 수 있을 때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의 목표와 가치에 대한 생각정리가 필요하다. 내가 정말 소중히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혹시 돈에 목숨을 걸고 있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지, 내가 돈을 벌만한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아닌지, 만약 큰돈이 생기면 모든 문제가 일시에 해결이 되는 것인지…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출처)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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