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1.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의 실수
당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성실하게 10년 동안 일을 해온 사람이 있다. 그는 매우 열심히 일했고, 당신의 회사가 크게 성장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신은 평소 그로 인해서 회사가 100억은 더 벌었다고 사람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그런데, 그가 회사의 규정을 어기고 100만원의 뇌물을 협력업체에게서 받았다. 회사의 사규는 뇌물을 받은 사람은 퇴사시킨다는 규정이 있다. 당신이 사장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나? 그를 퇴사시키겠는가? 아니면, 다른 어떤 조치를 취하겠는가?
당신이 회사의 사장이라고 상상하고 감정을 집어넣어서 생각해보라. 당신은 어떤 결정을 내리겠는가?
이야기 1의 상황에 이해 당사자가 아닌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을 말할 거다. 하지만, 이야기 속 사장이라면 그 사람이 회사의 규정을 어겼다고 쉽게 짜르지는 못할 거다. 왜냐하면, 그는 사장에게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큰 플러스를 만들고 작은 마이너스를 만든 사람이다. 당연히 그는 사장에게 필요한 사람이다.
가령, 회사의 다른 종업원들이 그가 뇌물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다면 약간은 복잡한 상황이 전개된다. 하지만, 그래도 사장은 그를 바로 짜르지는 않을 거다. 아마, 사람들에게 그의 공과 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종업원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갈 거다. 현명한 사장이라면 말이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동시에 고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만약, 무조건 플러스만 보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위험에 처하는지도 모르고 무모하게 감당하지도 못할 일들을 벌리고 볼 거다. 반대로 무조건 마이너스를 보는 사람이라면 실패가 두려워 아무런 일을 벌이지 못할 거다.
일반적으로 많은 일들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공존한다. 쉽게 생각하면 이런 거다. 공부를 하면 자기 계발이 되고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된다. 하지만,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든다. 산을 깎아 도로를 만들고 건물을 지으면 삶의 공간이 넓어지고 생활이 편리해진다. 하지만, 그만큼 환경과 자연은 파괴된다. 그래서 인생은 어떤 것을 보느냐의 선택의 문제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많은 일들이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나뉘어진다. 나는 최근에 어떤 분에게서 플러스 리더십과 마이너스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가령, 아이가 시험에서 20문제 중 2개를 틀려서 90점을 맞았다고 해보자. 플러스 리더십의 엄마는 아이에게 <2개 밖에 안 틀렸구나>라며 칭찬을 한다는 거다. 그런 칭찬을 받은 아이는 기분이 좋아서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고, 결국 100점을 맞는다. 반대로 마이너스 리더십의 엄마는 아이에게 <2개나 틀렸구나>라며 꾸지람을 한다. 꾸지람을 받은 아이는 기가 죽어서 더 많은 시간 책상 앞에 앉아있지만, 의욕적이고 적극적으로 공부하지 못하고 성적을 올리지 못한다.
엄마가 아이에게 꾸지람을 하거나 비판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엄마의 생각으로는 잘못된 점을 지적해서 아이가 그것을 고치면 완벽한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의 기대대로 되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오히려 아이에게 나쁜 영향만을 주게 된다.
플러스 리더십은 마이너스 리더십보다 분명 더 큰 것을 만든다. 우리는 이런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 사회의 정치인들은 아직도 남의 눈의 티끌을 찾고 있으니 말이다. 남의 눈에 티끌을 찾는 것은 마이너스 리더십의 대표적인 사례다.
가령, 어떤 인물을 평가한다고 해보자. 평가라면 당연히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같이 놓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대부분 평가라고 하면서 비판만 한다. 잘한 것에 대해서는 눈을 돌리지 않고, 그 사람이 잘못한 것만 찾는다. 분명 긍정적인 면이 더 많은 사람을 이야기할 때에도 그 사람이 무엇을 잘못했는가만 바라본다. 그건 공정한 평가가 아니다.
더욱이 가끔, 누구의 잘못을 들출 때에 몇몇 정치인들은 <역사의 이름으로 심판한다>는 말까지 쓴다. 하지만, 누가 역사의 심판을 주관하는가?
예로부터 동양인들에게 <역사>는 신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거나 역사에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신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 기분대로 역사를 들먹이며 역사의 이름으로 심판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신으로 생각하거나 신의 이름을 함부로 도용하는 거다. 그런 사람은 정말로 역사의 큰 심판을 받을 거다.
더 이상 마이너스 사회를 만드는 사람들이 정치판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남의 눈 속 티끌을 찾는 사람들은 빨리 좀 사라져라. 그리고 올바른 가치관으로 삶의 질을 높여줄 철학을 제시할 리더가 중앙무대에 빨리 등장했으면 좋겠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나 자신에게도 적용해보자. 지금 미국 대통령인 부시의 아버지가 미국의 대통령이었을 때, TV 인터뷰에서 기자와 말 싸움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기자는 부시의 잘못을 지적하며 부시를 코너에 몰아붙였다. 20대의 내가 본 그 장면은 많은 걸 생각하게 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의 잘못을 당당하게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기자도 인상적이었고,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아버지 부시가 했던 말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맞다. 그것은 나의 잘못이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전부는 아니다. 나는 잘한 일이 더 많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나 마이너스를 갖고 있다. 자신의 마이너스는 당당하게 인정하자. 인정할 건 인정하고 자신의 플러스를 보여주자. 그것이 마이너스가 없다고 숨기는 사람보다 더 강한 사람이다.
또, 때때로 사람들은 자신의 마이너스를 너무나 크게 보며 감상에 빠지고 자신감을 잃는다. 그러면서 많은 일들이 연쇄적으로 하강효과를 만든다. 당신의 사소한 실수에 풀 죽지 마라. 당신은 마이너스만 만든 것이 아니라 플러스도 많이 만들었다. 아직까지 마이너스가 많다면 이제부터 큰 플러스를 만들면 된다.
인생은 수채화처럼 한번 실수하면 모두 망치는 그런 그림이 아니다. 수채화가 아니라, 더 비싼 유화를 그려보자. 실수가 있어도 덧칠을 해가며 결과적으로는 남들의 기억에 남고 가슴을 사로잡는 멋진 유화를 그려보자.
(출처) 한경닷컴 / 박종하 창의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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